부모님에게 집 마련이나 생활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. 하지만 단순히 돈을 받는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, 차용증 작성과 상환 절차가 뒤따라야 세무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. 차용증은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‘꼼수’가 아니라, 빌린 돈임을 명확히 하고 합법적으로 상환하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고 작성해야 합니다.
차용증이 왜 필요한가요?
부모님 돈을 받으면 보통 증여세 문제가 발생합니다. 특히 주택 구입 시에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, 부모님으로부터 빌린 돈을 포함하면 국세청이 상환 내역까지 확인하게 됩니다. 따라서 단순히 서류만 작성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, 실제로 갚아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. 차용증은 바로 그 약속을 증명하는 장치이죠.
상환은 반드시 해야 합니다
차용증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환입니다. 만약 원금을 갚지 않는다면 국세청은 그 돈을 빌린 게 아니라 증여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. 실제로는 돈을 빌리는 형식을 갖췄지만, 상환 내역이 없으면 ‘가짜 차용증’이 되는 셈이죠. 따라서 상환 계획을 세우고, 송금 내역을 꾸준히 남겨 증빙하는 것이 핵심입니다.
이자도 챙겨야 합니다
부모님에게 돈을 빌릴 때 이자를 주지 않으면 문제가 될까요? 정답은 네, 문제가 됩니다.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이자를 내듯, 부모님에게도 일정 수준의 이자를 지급해야 ‘정상 거래’로 인정받습니다. 다만 세법에서는 연간 1천만 원까지는 이자를 덜 지급해도 괜찮다고 규정합니다. 예를 들어 4억 원을 빌린다면 시중 이자율 4.6% 기준으로 연 1,840만 원이 필요하지만, 1천만 원을 제외한 840만 원만 내도 된다는 의미입니다.

부모님 입장에서는 이자 소득세 발생
이자 지급은 자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. 부모님이 받는 이자는 소득으로 잡히며, 27.5%의 세율로 이자 소득세를 내야 합니다. 은행 예금 이자가 15.4% 과세인 것과 비교하면 개인 간 거래 세율이 더 높습니다. 따라서 자녀가 이자에서 세금을 미리 공제하고, 나머지 금액만 부모님 계좌로 입금한 뒤 세금을 신고·납부해야 합니다.
공증은 꼭 받아야 할까?
차용증을 공증하면 법적 효력이 더 분명해집니다. 하지만 필수는 아닙니다. 다만 공증을 받으면 작성 시점에 실제 계약이 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어 분쟁 시 유리합니다. 공증을 하지 않더라도, 인감증명서, 내용증명, 송금 내역 등이 보조 증빙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. 중요한 건 형식보다도 실제 상환과 기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.
국세청은 어떻게 확인할까?
주택을 마련할 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면 국세청은 이후에도 상환 과정을 계속 살펴봅니다. 단순히 돈을 빌렸다는 차용증만 제출한 것이 아니라, 매년 실제로 원금과 이자가 상환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죠. 이 때문에 차용증 작성 이후에도 꾸준히 송금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.

차용증 작성 시 주의할 점
- 금액과 상환 기한을 명확히
- 이자율은 합리적으로 설정 (최소한 세법상 기준 충족)
- 상환 계획을 지키고 기록 남기기
- 부모님의 이자 소득 신고 누락 주의
- 공증 또는 증빙 자료 보강
이 다섯 가지 원칙만 지켜도 불필요한 세무 리스크를 피할 수 있습니다.
정리하며
부모님에게 돈을 빌릴 때 차용증은 ‘세금 회피용 꼼수’가 아닙니다. 상환 의지를 명확히 기록하고, 실제로 원리금을 갚아 나가기 위한 법적 장치입니다. 차용증을 올바르게 작성하고, 이자와 상환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면 증여세 문제도 피하고 합법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. 결국 핵심은 차용증 작성보다 상환 관리라는 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.